한 때 탕수육을 먹는 방식으로 대한민국이 시끄러웠던 적이 있다
논쟁의 핵심은 부먹(부어서 먹는)이냐 찍먹(찍어서 먹는)이냐
별거 아닌 것 같은 이 논쟁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한 이유는 당연히 탕수육소스를 부어서 먹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급진부먹파와 그런 급진부먹파들의 행태에 항상 불만이 있었던 찍먹파들이 본격적으로 대립했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중국집에 가서 탕수육을 시키면 무조건 소스를 부어서 가져다주었다.
아마 새 그릇에 탕수육 소스를 담아내면 그릇을 한 개 더 설거지해야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언젠가부터 바삭한 식감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탕수육 소스를 따로 가져다 달라고 요구했을 것이고
현재는 소비자의 서로 다른 성향을 고려하여 탕수육 소스를 따로 그릇에 가져다주는 가게가 많아졌다
부먹이냐 찍먹이냐는 사실 선택의 문제다
별거 아닌듯 보이는 이 문제는 사실은 다른 의견을 가진 개인들의 모임인 집단이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집단이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서는 밴담 밀의 공리주의(다수의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를 넘어 현재는 존롤스의 정의론(정의의 원칙)에서 여전히 치열하게 논의되고 있다
다만 저 경우 집단은 하나의 선택밖에 할 수 없다
탕수육을 먹을 때는 탕수육 접시의 반에만 소스를 붓거나 애초에 다른 그릇을 가져다 달라고 해서 바삭한 탕수육을 미리 덜어놓으면 되는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문제가 사회적으로 반향을 일으켰던 이유는 급진부먹파들의 전체주의 혹은 이기주의 성향 때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탕수육 소스를 탕수육에 붓는 것은 비가역적인 행동이다
비가역적인 행동은 다시 이전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뜻이다
즉 바삭한 탕수육을 원했던 사람들은 급진부먹파의 그냥 부어먹기 신공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서로의 취향에 대해 약간씩만 존중하고 배려해준다면 부먹 찍먹 논쟁은 먼 옛날 이야기에만 존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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